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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루먼쇼 리뷰 (주인공만 조종 당했을까?)

by 영화 정보 2023. 4. 29.

영화 트루먼쇼는 한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TV 생중계한다는 참신한 소재로 우리에게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영화 주제는 보는 사람들의 생각과 관점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다양한 시각으로 영화를 보고 느끼는 것이 영화 보는 재미이기도 하다. 영화 트루먼쇼를 통해 나는 무엇을 느꼈는지 생각해 보자.

트루먼쇼 영화 포스터
영화를 보고 드는 다양한 생각

트루먼쇼의 주인공 짐 캐리

짐 캐리는 1962년생으로 벌써 61세가 되었다. 1994년 영화 마스크를 시작으로 2010년까지는 짐 캐리가 나오는 영화는 모두 챙겨봤던 것 같다. 짐 캐리는 잘 생긴 외모를 활용한 연기보다는 자신의 얼굴을 찌푸리거나 과도한 몸짓을 사용해 관객을 웃긴다. 에이스 벤츄라, 마스크, 예스맨, 브루스 올마이어티, 덤 앤 더머 등과 같이 그의 영화 대부분은 짐 캐리가 아니면 누가 이 역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독보적인 색깔을 가졌다. 또한 코미디 배우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터널 선샤인과 같은 웃음끼 뺀 진지한 연기도 가능한 스펙트럼 넓은 배우이다.

 

트루먼쇼 줄거리 및 요약

TV에서는 10,909회를 맞는 트루먼쇼가 시작된다. 정확히 말하면 트루먼이 태어날 때부터 걸음마, 학교 입학, 결혼 등 그의 삶이 시작된 지 10,909일째 되는 날(약 29세)인 셈이다. 트루먼은 자신의 생활이 24시간 생중계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쇼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연기자이다. 아내와 부모님까지도 말이다. 그리고 그가 살아온 섬마을 씨헤이븐 역시도 우주에서 보일 정도로 거대한 세트장이다.

 

그러던 어느 날 트루먼에게 비현실적인 일들이 발생한다. 하늘에서 조명등이 떨어지고 비가 자기에게만 오고,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가 노숙자가 되어 나타난다. 출근 중에는 카오디오에서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중계되는 방송이 나온다. 이상한 생각이 든 트루먼은 원래 가려던 자기 직장이 아닌 다른 건물로 들어간다. 그곳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배우들이 쉬고 있는 휴게실이 나온다. 트루먼이 저게 뭐냐고 따지지만 경비원에게 끌려나간다.

 

이후에도 이상한 일을 겪은 트루먼은 씨헤이븐 섬에서 빠져나가 그동안 꿈꾸던 피지로 가려한다. 하지만 제작진은 그의 돌발행동을 막기 위해 여러 수단을 동원한다. 비행기표를 끊으려 해도 성수기라 예약이 다 차있고 시외버스를 타자 버스가 고장 난다. 결국 집으로 돌아오게 되지만 주위 사람들을 지켜보던 그는 사람들이 같은 곳을 반복적으로 돌고 있다는 점을 알아챈다.

 

혼란스러운 트루먼은 차를 몰고 어디든 가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어디서 나오는지 모를 차들이 갑작스레 쏟아지며 교통체증을 유발한다. 막아서는 차들을 따돌리고 섬의 끝까지 다다르지만 물공포증이 있는 트루먼은 바다 앞에서 멈춘다.

 

집으로 돌아온 트루먼은 아내의 PPL 광고 연기를 보고 분노한다. 아내 역시도 자신을 감시하는 사람들과 한패라고 생각한다. 점점 더 의심이 확고해진다. 그런 트루먼에게 친구가 찾아와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넨다. 트루먼은 친구의 조언에 수긍하며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는 듯 행동한다. 하지만 트루먼은 잠든 척하다가 아무도 모르게 집을 빠져나온다.

 

사라진 트루먼 때문에 제작자는 당황한다. 결국 24시간 생중계되던 트루먼쇼를 사상 처음으로 중단하는 방송사고가 생긴 것이다. 제작자는 트루먼이 바다로 갔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카메라로 그를 찾아낸다. 그리고 방송을 다시 생중계한다. 트루먼이 탄 배 주변에 인공 폭풍을 만들어 돌아오게 하려고 하지만 트루먼은 배에 몸을 묶으며 참고 견딘다.

 

그렇게 나아가던 배는 하늘색으로 칠해진 세트장 벽에 부딪힌다. 벽에 설치된 계단을 따라 비상문을 열고 트루먼은 나가려 한다. 그때 제작자는 트루먼과 대화를 시도하며 사실을 털어놓는다. 바깥세상도 자기가 만든 이 세상과 다를 것이 없으며 오히려 위험하다고 설득한다. 하지만 트루먼은 '내 머릿속은 카메라로 감시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 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트루먼의 확고한 모습을 본 제작자는 설득을 포기하고 외친다.

"젠장 뭐라도 말해봐! 넌 지금 TV에 나오고 있어! 전 세계가 널 보고 있단 말이야!"

그러자 트루먼은 매번 하던 인사를 건넨다.

"나중에 못 볼지도 모르니 미리 인사해 두죠. 굿 모닝, 굿 애프터눈, 굿 이브닝."

 

트루먼쇼를 보고 난 감상

트루먼은 제작자가 만들어 준 세상을 벗어나 자신의 의지로 탈출한다. 누군가가 만들어 준 안락하고 안정된 삶보다 스스로 개척하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삶이 더 의미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하늘을 보고 자유를 갈망하며 차라리 죽이라고 외치는 장면은 마치 신을 향한 외침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트루먼을 둘러싼 모든 만물, 심지어 사람까지도 제작자가 만든 것이다. 트루먼 입장에서 제작자는 신에 가까운 존재이다. 이런 신도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의 자유 의지와 자유에 대한 갈망을 표현할 것일 수도 있다.

 

영화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PPL (간접광고)를 하는 장면이다. 연기자들은 트루먼과 대화 도중에 갑자기 카메라를 응시하며 물건을 들고 광고 멘트를 한다. 트루먼은 주변 인물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스러워한다. PPL 뿐만 아니라 세트를 옮기는 모습이나 어색한 단역 배우들의 연기 등이 쏠쏠한 재미를 준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트루먼 쇼가 끝나자 한 남자가 내뱉는 한마디가 매우 인상적이다.

트루먼의 탈출이 성공하자 모두가 환호한다. 그렇게 프로그램이 끝나고 잠시 후 언제 감동받았냐는 듯 무심하게 한 남자가 툭 내뱉는다. "뭐, 다른 재밌는 거 없냐?". 트루먼이라는 한 개인의 감동적인 드라마도 한낱 시간 때우기 오락거리일 뿐이라는 의미로 느껴진다. 매우 씁쓸한 장면이다.

 

영화에서 트루먼은 자유를 위해 탈출한다. 그가 탈출하면서 쇼프로그램은 막을 내린다. 그 덕분에 24시간 내내 트루먼을 보기 위해  TV 앞에 있었던 시청자는 비로소 TV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트루먼의 탈출은 트루먼 자신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자유를 주었다. 짜인 각본, 시청자들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기획과 편집들 때문에 시청자들은 TV에게 자유를 빼앗겨 버렸던 것이다. 제작자는 쇼에서 트루먼만 자기 뜻대로 조종한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도 자기 의도대로 움직였던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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